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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 뇌하수체 종양 : 말단비대증 진단, 확진, 정밀검사

by 하하하호호호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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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 종양을 가지고 있는 모든 분들이 참고하시고, 빠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현재 수술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이고, 계속해서 회복중입니다.

 

 내가 말단비대증? 

처음 이 질병을 알게 된 계기는 가족의 권유였어요. 일 때문에 오랜기간 해외생활을 했고, 가끔 한국에 올때마다 가족들은 변해가는 제 모습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나봐요. 2020년도 1월 즈음 해외에 있던 저에게 남동생은 말단비대증 검사를 한번 받아보는게 어떻겠냐고 카톡을 했고, 저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한국에 들어가면 검사 한번 받아볼까?" 했지만, 그 후 예견치 못한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되었고, 예상보다 늦게 한국에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부모님은 저에게 말단비대증 검사를 한 번 받아보라고 했어요. 저는 제게 질병이 있을거란 생각은 절대 못했죠.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고, 부모님도 안심시킬 겸 "강북삼성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죠. 가족들은 계속 유명한 교수님을 찾아가라 했지만, 저는 제가 건강하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예약이 바로 잡히는 곳으로 갔어요. 참고로 상급종합병원에 가기 전에 동네 내과에서 진단서를 받아 가야만 합니다.  동네 내과 의사선생님께 상황 설명 드리면 바로 진단서 만들어주세요. 꼭 챙겨주세요.

 

처음 상급병원 검사시에 특별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내분비내과 교수님께서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당일 피검사를 받고 가라고 했어요. 교수님의 진료를 받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동안의 신체변화가 떠올랐어요.

 

말단비대증은 본인이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관찰, 검사 권유가  매우 도움이 돼요.

 

*생각해보니 제가 말단비대증인것 같았던 이유

- 손이 커졌다. 발은 그대로

- 치아배열이 좋았는데, 어느순간 하관이 커지며 주걱턱으로 변했다.

   (2018년경 교정을 받을까하여 치과에 갔는데 하관뼈가 커 교정이 불가하고 양악 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었음)

- 이마 뼈가 튀어나오고, 코가 커졌다.

- 체격이 많이 커졌다. (운동 많이해서 그런줄 알았음)

- 목소리가 특이하고, 허스키하다. (생각해보니 어느순간 노래방 고음불가)

-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마다 제 안모가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함.

  (좋은 말로 남자다워졌다는 이야길 많이 들음, 나쁜말로 못생겨짐)

교수님과 간단히 이야기 하고 난 후 바로 당일 피검사를 받았어요. 공복상태는 아니어도 가능했고, 안정된 상태에서 피를 뽑는다 하여, 대기의자에서 30분정도 앉아서 눈감고 쉰 다음에 피 뽑았어요. 결과는 2주 뒤에 나온다해서 별 생각 없이 집가서 쉬었습니다.

 

그 뒤 피검사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어요. 입원해야 한다고. 호르몬 수치도 안 좋고, 당뇨까지 있더군요.

7일정도 입원해서 MRI촬영, 정밀검사 받고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세우자하셨습니다. 입원예약 잡고 집오면서 멘붕했습니다.

 

그 당시 말단비대증 검사와는 별개로 종합건강검진도 받았었는데, 건강검진 결과도 안 좋았었어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경계선, 대사증후군. 거기에다 나쁘진 않지만 갑상선호르몬도 수치가 적은편이라 하셨어요. 아직 젊은 나이이니 피곤해서 그럴수 있다며 재검사 받으라고 병원에서 전화왔습니다. 나중엔 건강보험공단에서 전화와서 관리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종합건강검진 결과로 말단비대증인지는 안 나왔어요. 그동안 누구보다 건강하다 자부했는데 충격적이더군요.

 

그 후 정신차리고 인터넷 폭풍검색. 상급병원 교수님들도 각자 전문분야가 있는걸 알았고, 뇌하수체 종양 수술로 유명한 교수님이 계시는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으로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서울삼성병원이 부모님 집에서도 버스타면 15분 거리라 바로 갔습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받은 피검사 결과는 인터넷으로 신청시 집에서 간단하게 인쇄할 수 있어요.

해당 결과를 가지고 서울삼성병원 내과로 진료예약을 잡았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내과 교수님과 대면으로 진료를 받은 후 검사일정을 예약했습니다. 검사는 몇일 후 "당부하 테스트"를 했는데 공복인 상태로 아침 8시까지 병원에 가서 피를 1차로 뽑고, 포도당을 마신 뒤 30분 간격으로 총 4번 정도 피를 뽑았습니다.  또 몇일 후 검사결과 진료시에 교수님께서 더 볼 필요도 없이 저는 말단비대증이라 하시더군요. 성장호르몬 뿐만 아니라 부신피질자극 호르몬도 수치가 높았어요. 혈압, 당뇨도 호르몬에 의해 그럴 수 있다며 치료 받으면 괜찮아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 3일정도 입원해서 정밀검사 받으라고 하셨어요. 입원 날짜는 병실이 비면 추후 전화주신다고 하셨는데 전화 받기까지 대략 10일정도 걸렸어요. 병실 비었다는 연락이 너무 안와서 조바심나서 몇번 전화해봤었습니다. 사실 말단비대증이 바로 죽을병은 아니니 맘 놓고 기다리셔도 될듯해요. 대략적으로 걸린 전체 일정은 맨 아래에 정리해 놓겠습니다.

 

 입원 후 정밀검사

입원 안내는 병원에서 잘 해주니 따라서 하시기만 하면 돼요. 준비물도 잘 알려줍니다. 오후 1시 즈음 저 혼자 입원했어요. 저는 간호간병 통합병동이라 보호자 출입 불가능했습니다. 일반병동도 코로나 때문에 정해진 보호자 1명만 출입가능하며, 지정된 보호자 외에 다른 사람은 출입불가합니다. 입원하면 자리 배치받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검사 하나씩 진행합니다. 시간이 지나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정리해보면

 

* 정밀검사 항목 (4일간)

- 폐 X-Ray

- MRI (조영제 투입하며, 약 30분 정도 소요)

- 당뇨, 혈압 검사는 매일 진행 (아침, 점심, 저녁, 자기전 4번정도 한것 같아요)

- 혈액 검사

- 소변 검사

- 24시간 소변 검사 (소변을 24시간 모았음, 신장검사라 했어요)

- 골밀도 검사

- 심장초음파 검사

- 손, 발, 허리, 머리 X-Ray

- 심전도 검사

- 칵테일 테스트 (뇌하수체 자극 검사)

 

가장 기억에 남는건 칵테일 테스트였어요. 테스트 중 혈당을 60? 정도로 매우 낮게 떨어트리는데. 저 같은 경우는 혈당이 안 떨어져 시간이 꽤 오래 걸렸어요. 중간에 인슐린주사로 강제로 혈당을 낮추는것 같았는데 어지럽습니다. 테스트 끝나자 간호사선생님이 혈당 올려야 하는데 간식같은거 없냐고 하셨어요. 다행이 챙겨갔던 초콜릿이 있어서 먹고 혈당 바로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입원중에 교수님이 하루에 한번씩 회진도시면서 이런저런 상태 봐주십니다. 저는 결과가 너무 궁금해서 핸드폰으로 삼성병원 앱을 다운받았어요.

 

삼성병원 앱을 통해 나의 검사이력 및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료, 예약일정도 확인 가능해요.

 

X-Ray나 MRI 사진은 볼 수 없지만 혈액검사, 호르몬 검사, 요검사 등등 수치를 빠르게 볼 수 있어요. 결과는 네이버 혹은 구글검색을 통해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검사결과를 검색해본 후 진료를 받으면 훨씬 이해가 잘 돼요.

 

입원하는 동안 정밀검사 일정은 바쁘게 돌아갑니다. 뇌하수체 종양도 MRI로 확인되었어요. 뇌하수체 종양은 기능성과 비기능성으로 나누어지는데, 저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성 종양이었어요. 크기는 약 6mm정도이고, 뇌하수체 종양의 95% 선종이라 하여 큰 걱정은 안하려 했지만 역시 걱정은 됩니다. 그래도 발견한걸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정밀검사 결과를 교수님께 바로 들을 순 없습니다. 전체 결과가 나오는덴 1~2주 걸린다고 했어요 결과 확인 및 수술일자를 정하기 위해 내과, 신경외과 외래 일정을 예약하고 퇴원했어요.

 

 말단비대증(뇌하수체 거인증) 확진

정밀진단 검사 퇴원 후 몇 주 지나 외래진료를 받으러 같습니다.

 

내과진료 : 내과 진료시 뇌하수체 종양 및 말단비대증 확진을 받았습니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도 수치가 높아 쿠싱증후군도 의심했었는데 다행이 쿠싱증후군은 아니었어요. 내과 의사선생님께 신경외과 교수님께 말씀드릴테니 수술 잘 받고 다음 진료때 보자고 하셨어요. 더하여 수술시 혈당이 높으면 좋지 않으니 혈당약을 처방해 주셨어요. 수술 전까지 열심히 먹으라 하셨습니다. 진료 마칠때는 (희귀, 중증난치, 중증치매) 산정특례 등록 신청서를 주시는데, 뇌하수체 종양은 희귀병으로 건강보험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비의 10%만 내면 되서, 적은비용으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잘 되있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신경외과 진료 : 내과 진료후 다음날 신경외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다행이 뇌하수체 종양이 다른 주요신경을 건들고 있진 않았다고 했어요. 젊은 나이에 발견하여 회복도 좋고 혈압, 당뇨등의 건강상태도 제자리로 돌릴 수 있을거라 말씀하셨습니다. 수술은 경접형동 수술로 코를통해 진행할거라 말씀하셨어요. 교수님과 함께 수술일정을 잡고 수술 전 추가 검사도 필요하다 하셔서 일정을 잡았습니다. 수술 전 추가 검사는 뇌혈관 CT 촬영과 이비인후과 검사였고, 코로 수술하는 길을 확인하는 검사라 하셨어요. 종양이 시신경을 누를 경우 안과검사도 필요한데 저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뇌혈관 CT검사 : 이번에도 조영제를 맞으며 뇌혈관 CT검사를 합니다. 어지러울 수 있으니 보호자와 함께 가는게 좋습니다. 저는 와이프와 함께 갔어요. 약 15분 정도 진행합니다.

 

이비인후과 검사 :  뇌혈관 CT 찍고 이비인후과 가서 코 내부 상태 검사합니다. 저는 코가 건강하다 하셨는데 약간 휘어서 한쪽 구멍이 좁다고 하셨어요. 수술시 길이 좁으면 코수술도 같이 진행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외에 특이점은 없었어요. 추가로 후각검사도 받는데, 수술 후 후각능력이 떨어질수 있어 수술전후 비교를 위해 검사하는거라 하셨어요. 

 

*진료일정 (강북삼성병원에서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으로 변경 후)

2020. 11. 09  - 내과 진료 (말단 비대증)

2020. 11. 23  - 당부하 테스트 (호르몬 검사)

2020. 11. 30  - 내과 진료 (당부하 테스트 결과 호르몬 이상 확인 및 입원예약)

2020. 12. 05  - 코로나 검사 (입원 전 음성결과 필수)

2020. 12. 06  - 입원 (정밀검사)

2020. 12. 09  - 퇴원 (정밀검사)

2020. 12. 17  - 내과 진료 (정밀검사 결과 확인)

2020. 12. 18  - 신경외과 진료 (정밀검사 결과 확인 및 수술예약)

2020. 12. 24  - 뇌혈관 CT검사, 이비인후과 검사 (수술 전 검사)

2021. 01. 01  - 코로나 검사 (수술 입원 전)

2021. 01. 02  - 입원

2021. 01. 04  - 수술

 

지나서 적고 보니 빠듯한 일정이었네요. 다음번 글은 수술 및 수술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혹시라도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 글을 보신 모두가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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