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기록해 두고 싶은 내용들이 정말 많네요. 만약 미래에 티스토리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꼭 이 글들을 늙어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다음 관계자분들 부탁드려요). 그렇게 여행 기록을 보다보니 저희 가족은 아무래도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떠돌이 성향인 것 같아요. 와이프는 여기서 더 나아가 피키 블라인더스에 나오는 집시가 멋있다 그러더라구요. 집시처럼 자연과 하나되어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는 삶이 좋아 보이나봐요. 저는 평생은 집시처럼 못 살아도 드문드문 그렇게 살고 싶은 욕구는 많아요. 자연이 좋거든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 정말 좋아해요. 작년 8월에도 딱 하루 자연과 집시가 되는 느낌으로 놀다온적이 있어요. 와이프 본가인 군산에 놀러갔다가 겸사겸사 자동차를 빌려 선유도를 다녀왔었죠. 사실 저희 일정은 그냥 선유도만 보고 오는 것이었는데, 바다소리가 너무 좋아 급하게 1박 하기로 선유도에서 결정을 했어요. 그런데 왠걸 저희한테 딱 마음에 드는 숙소가 눈에 보여 사장님 같은분께 여쭤보니, 그날 마침 노쇼해서 숙박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선유도에 물들다 펜션에서 1박을 하게되었어요. 이리저리 확인해보니 여기가 주말에 예약하기 쉽지 않아 보이더라구요.
선유도 여행
초등학교때 정말 학교에서 많이 들었던 새만금 간척사업, 군산에서 선유도를 가기 위해선 이 새만금방조제 도로를 쭈욱 따라가야해요. 길도 넓고 주변에 바다도 보이고 안개 끼는 날도 있지만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은 코스에요. 제가 갈때마다 차도 많이 없어서 운전하기 편하더라구요. 새만금을 따라 이어진 도로를 지나고 나면 무녀도가 나오고 여기서 더 들어가면 선유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저희가 묵었던 선유도에 물들다 펜션은 선유도에서도 또 약간 안쪽 지역이에요. 선유도가 알고 보니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모래?의 퇴적으로 연결된 것이라 하더라구요. 저희는 일부러 사람이 많이 있는 지역보다는 최대한 적은 지역으로 찾아갔어요. 제가 정확히 2010년에 군산에서 선유도를 배타고 들어가 골프카트 같은걸 빌려 섬을 구경했던 기억이 있는데 도로를 통해 들어가기 너무 편하더라구요.
선유도에 물들다
위에서 말한것 처럼 정말 운 좋게 숙박하게 된 곳 선유도에 물들다입니다. 펜션 이름도 너무 잘 지었죠, 외관만 보면 그냥 한 번 자보고 싶어요. 저희는 딱 눈에 들어온 선물3호에서 숙박을하였는데, 옛날 집을 개조한 곳으로, 이런 느낌의 숙박은 처음이었어요. 다음에 대가족이 함께 와서 자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어릴때 할머니댁에 가면 꼭 작은 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을 잤는데, 새로운 곳에서 여렇이 자는 설래는 느낌이 있었죠. 부모님 양 옆 사이에 누나, 남동생, 제가 잤거든요. 그런 아늑함이 느껴지는 숙소였어요. 거기다가 관리를 열심히 하시는지 내부가 너무너무 깨끗했어요. 예전에 제주도에 놀러갔을때 와이프가 전통 가옥을 느끼고 싶다며 에어비앤비로 오래된 집을 예약한 적이 있는데, 구석구석 낡고 조금 더러웠거든요. 저는 그냥 저냥 잘 자는 편이지만, 와이프가 동공 지진하며 어디 앉지를 못해서 바로 다른 곳 예약해서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선유도에 물들다는 정말 깔끔해서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가 묵었던 곳 전경 사진은 위와 같아요. 마루바닥 창문을 통한 개방감이 보이시나요? 저기에 앉으면 바다가 보여요. 그리고 숙소 옆에 카페가 하나 있어서 커피도 사 먹을 수 있었어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는 못 참죠.
위에 사진은 펜션 앞에 바로 앉아 앞에 바다를 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때 선유도에 놀러갔을때도 비가 왔었네요. 비오는 섬은 더 느낌있죠. 앞으로 보이는 바다에 배가 있는 선착장? 지역이라고해서 아쉬워하지 마세요.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다보면 해변가가 나오거든요. 사진 위로 처마가 보이네요.
밤에는 또 조명이 환하게 비춰 주고요. 선유도 밤바다를 느낄 수 있어요. 밤에는 집에서 노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래 사진 나뭇바닥에 앉아만 있어도 시원해요.
집은 구조가 넓은 거실, 이것과 별개로 부엌과 화장실이 있고 뒤쪽으로도 나갈 수 있는 문도 있어요. 화장실이 조금 작긴 하지만 정말정말 깔끔하고 깨끗해서 기분 좋게 사용 했어요. 거실에서 누워 보이는 천장 모습은 한국인인데도 익숙치 않은 모습이에요.
한자가 적혀 있는데. 무슨 뜻일까요. 날짜가 적혀있는 것 같은데 시공날짜일까요. 옛날 물건들로 이루어진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어요. 아래 됫박으로 쌀도 한 되 두 되 퍼 담았겠죠?
인테리어도 집 분위기랑 너무 잘어울려 사진을 찍고 또 찍었어요. 카메라를 못 챙긴게 아쉬울 정도로요. 바닷소리, 곤충소리, 바람소리 등등 오감이 즐거운 곳이에요.
밤에는 또 이 분위기에서 술한잔 해줘야죠, 밤빛머루라는 술을 어디서 사와서 먹었는데 맛 없어서 거의 못먹었어요. 약간 불편한게 먹을걸 사려면 선유도 시내쪽으로 좀 나가야 마트가 있어요. 혹시 예정된 여행이시라면 군산쪽에서 많이많이 사오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선유도에 물들다 펜션에서 보내는 하루는 정말 즐거웠어요. 이 날 기분이 너무 좋아서 군산에 계신 장모님께도 올 수 있으면 놀러 오시라고 했는데, 일 끝나시고 힘드셨는지 아쉽게도 못 오셨어요. 저희 부부끼리만 놀았고 정말 재방문 의사 100%입니다. 그리고 또 여기 바로 옆에 정말 놀기 좋은 해변도 있어요! 펜션에 이어 소개해드립니다.
옥돌해변
와이프가 물을 너무 좋아해서 선유도 도착한 날 밤 여기에 발 담그고 다음날 아침 일찍 거의 7~8시쯤에도 비 오는데 조금 덜덜 떨면서 물에 들어가 잠깐 놀고 왔어요. 섬의 해변이 또 너무 매력적이더라구요. 물도 얕다가 조금 수영해서 나가면 꽤 깊었어요. 이름도 옥돌해변이라니 정말 잘 지었네요. 그리고 비가 왔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었어요. 저희 포함 세팀 있었는데 다른 두팀은 텐트 치고 숙박하는 분들이었어요. 위치가 다음 지도에는 안 잡혀서 급하게 네이버 지도에서 스샷 떠왔어요. 옥돌해수욕장 아니고 옥돌해변입니다. 꼭 한 번 가보세요.
옥돌들이 많죠, 물도 맑고 발도 시원했구요. 쑥쓰럽지만 오른쪽 사진은 와이프가 옥돌로 하트를 그린거에요ㅎㅎ
망주봉풍경횟집
그리고 선유도까지 놀러왔으니 꼭 맛있는 걸 먹고 돌아가야겠죠? 기억은 안 나는데 선유도에 있던 분이 추천해줘서 갔어요. 선유도에 물들다 펜션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되어요. 스끼다시도 맛있고 메인회도 맛있었어요. 저는 이때 복어껍질을 처음 먹어 봤는데 식감이 너무 좋더라구요. 회도 두말할 것 없이 맛있었구요.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군산 지역 생선 중에선 정말 박대랑 병어가 최고 맛있더라구요. 뼈도 잘 발리구요. 지역 특산품 느낌인데 어디서든 꼭 한번 드셔보세요. 저는 사실 두 생선 모두 군산 가서 처음 먹어봤어요. 개인적으로 회보다 더 맛있어요.
후기
저는 원래 여행에 있어 계획파 였으나 이렇게 즉흥적으로 자고 오는것도 좋았어요. 오히려 모르는 일정에 대한 두근거림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신선이 노는 섬이라고 이름 붙은 이유가 있어요. 다음에는 애기 데리고 꼬오옥 가야죠. 마지막으로 그림 같았던 선유도 꽃 사진을 올리며 마무리해요.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에 이어 이번 여름도 정말 끝나가네요. 이 가을비를 끝으로 조금씩 날씨가 추워질것 같아요. 여름 동안은 겨울이 오길 바랬는데, 이번 여름이 가는게 또 아쉬워지네요.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모두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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