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번 프랑스 동부 여행에 이어 스위스로 넘어 갔던 기억을 남겨보려해요.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에서 저녁 6시30분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렌트카를 타고 인터라켄 바로 옆쪽에 있는 도시 슈피츠로 향했어요. 스위스로 들어가기 전 고속도로 스티커를 구매해서 자동차에 부착해 주시구요. 그리고 정말.. 아래 지도에 표시해 둔 빨간색 루트가 태어나서 절대 잊을 수 없는 현재까지 제 생애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어요. 일단 숲길을 달리는데 앞뒤로 차가 없었어요. 해도 길어 저녁에 운전했지만 날이 밝았어요. 프랑스에서 스위스 국경으로 넘어가는 순간 산 속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는데 카나비스 관련된 제품들을 팔더라구요. 물론 저희는 구경만 했지만요. 그리고 산을 다 넘어 내려오는 구간이 있는데, 산골 사이의 스위스 마을이 보이면서 지도상 보이는 레만 호가 넓게 펼쳐져요. 더하여 하늘 높이 보이는 웅장한 구름과 구름 사이로 감춰지지 않는 햇살, 거기에 배경을 이루는 풍력발전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어요.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루트에요. 그리고 저희가 유명한 관광지인 인터라켄에서 조금 떨어진 슈피츠(Spiez)를 숙박지로 잡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 곳에 가격도 그나마 괜찮고 가장 마음에 드는 호텔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샤모니 몽블랑에서 슈피츠까지 약 2시간 50분을 달려 도착할때 쯤에는 약간 어둑어둑한 상태였어요. 밤 10시 정도 되어 배가 너무 고픈 상태였지요.
스위스 슈피츠(Speiz)
저희는 그렇게 첫 날 저녁 10시쯤 스위스 슈피츠(Speiz)에 위치한 슈트란트호텔 벨베데흐(Strandhotel Belvédère)에 도착했어요. 아쉽게도 너무 늦게 도착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없더라구요. 호텔도 외지 같은 곳에 있다 보니 밤늦게 룸서비스는 불가하였어요. 호텔의 옆으로는 툰호(Thunersee)라는 호수가 크게 있고, 옆으로 인터라켄도 가깝기 때문에 렌트해서 여행하시면 정말 숙박하기 좋은 곳이에요. 일단 관광객들이 잘 안오는 지역이라 정말 스위스 현지를 느낄 수 있어요.
슈트란트호텔 벨베데흐
슈트란트호텔 벨베데흐(Strandhotel Belvédère), 정말 여기는 가보면 정말 잘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4.5성급 호텔인데 방도 넓고 서비스도 훌륭하고 깨끗하고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이에요. 유럽을 여행하면서 이곳 저곳에서 벨베데흐란 단어를 참 많이 봤었는데 구글 번역기 돌려보니 프랑스어로 전망대?라는 뜻이네요. 그리고 여기의 하이라이트는 방에서 발코니로 나가면 눈 앞에 펼쳐지는 알프스에서 녹은 눈으로 만들어진 호수의 광경이에요.
호텔의 발코니는 넓고 의자도 있어요. 그리고 눈앞으로 호수와 산맥의 풍경이 펼쳐져요. 침대 뒤에 있는 그림도 인상적이죠, 침대 왼쪽으로 쳐져 있는 흰색 커튼으로 발코니가 바로 이어져 있어요.
첫 날 도착해서 저녁밥은 못 먹고 빈속에 냉장고에 있는 Spiez 와인을 꺼내 먹었어요. 그리고 여러 종류의 Liquor 같은게 있었어서 먹었는데, 사진에 있는 키르슈바서(Kirsch)는 증류주의 일종으로 체리류를 발효해서 만든다고 하네요. 그래서 병에 체리? 산딸기 같은 그림이 붙어있었나봐요. 쟁반은 몽블랑에서 사왔던 기념품이에요.
그리고 역시 호텔에서 조식도 빠질 수 없죠. 먹을 수 있는 종류가 많이 구비되어 있진 않았지만, 하나하나 인상깊은 요리들이었어요. 특히 그 중 저는 처음 먹어보는 거였지만 요거트에 오트밀? 같은걸 넣어놓은게 있었는데 인상적인 맛이었어요. 연어가 너무 맛있었구요.
계란도 섬세하게 요리해서 주네요. 조식 장소가 식당으로도 이용되어 그런지 술 종류도 많이 있었어요.
그리고 위에 사진들은 호텔 내부 인테리어에요. 테이블 사진이 조식 먹었던 곳이구요. 호텔에서 보이는 시야가 너무 아름답죠. 내부 장식품, 식탁, 의자 하나 하나에 스위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호텔 바깥 산책로에서 보이는 스위스의 풍경이에요. 하늘이 정말 아름답죠. 고도가 높은 곳일수록 구름이 손에 닿을 듯 더 선명하게 보이더라구요.
슈피츠 성
슈피츠에는 한 번 가 볼만한 곳으로 슈피츠 성이 있어요. 성 앞에는 요트들이 많이 정박해 있구요. 바르셀로나 같은데보단 덜 하지만 완전 유럽 부자들이 남몰래 요트파 티 할 것 같은 곳이에요. 슈피츠 성도 정말 한번 둘러볼만 한데, 들어가면 무도회장, 주방, 침실 등등 옛날 방에 물건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건, 각 장소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었는지 홀로그램으로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무도회장이 있으면 한 쪽에 망원경 처럼 생긴게 있는데, 이 망원경으로 그 무도회장을 보면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줘요. 와이프랑 저랑 재밌게 한참을 보았었죠. 호텔 주변 동선이 그렇게 길지 않아 한 번 다녀 오기 정말 좋아요.
인터라켄 - 융프라우
슈피츠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은 바로 인터라켄으로 가는 일정이었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정말 큰 문제가 발생했죠. 아침에 시간 맞춰 인터라켄에 도착하기 위해 렌트카에 탔는데, 렌트카가 방전되어 있던 거에요. 시동이 안 걸리는 식은땀 나는 상황이 연출되었죠. 아마 원인은 자동차 내부등을 깜빡하고 안 끄고 내렸던것 같아요. 정말 여기까지 와서 알프스 한 번 못 올라보고 돌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다 리옹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란 생각은 덤이었구요. 이 날은 비까지 조금씩 내렸거든요. 정말 식은땀 흘리면서 Hertz 프랑스에 전화하고 Hertz 스위스에 전화하고 다 전화했는데, 일단 연락이 잘 안되고 영어 의사소통에도 한계가 있다보니 조치가 안되더라구요. 결국엔 호텔 직원들에게 도움 받아 상황 설명하고 대신 전화도 부탁하고 했는데, 서비스센터가 멀어서였나 언제 조치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저희가 있는 곳은 외지인데 여기까지 언제 오나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정말 정말 정말 운이 좋게 호텔 직원 중 한 명이 자기 자동차에 배터리 점프선을 가지고 있었어서 도와주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배터리 점프 뛰어서 시동 걸고 출발할 수 있었죠. 옛날에 배터리 점프 뛰는 경험을 여러번 해본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더라구요. 유럽 여행할때 배터리 방전 꼭꼭 조심하세요.
그렇게 저희는 무사히 인터라켄으로 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인터라켄 동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어요.
인터라켄 루트는 간단해요. 올라갈때는 글린델발트로 향해 융프라우로 간 후 내려올때는 라우터브룬넨 방향으로 재빨리 내려왔어요.
그린델발트
저희는 먼저 인터라켄 동역에서 융프라우행 기차에 올랐어요, 기차에서 간단하게 빵이랑 커피도 마셨구요. 그리고 첫번째역에서 버스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향했죠. 사실 이미 렌트카를 타고 오면서 아름다운 스위스 풍경을 많이 본 상태라, 그린델발트로 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큰 감흥이 없었지만, 동네는 재미있었어요. 설산도 보고 스위스 집들도 구경하고 상점들도 구경했죠. 그리고 알프스는 매우 정적인 느낌이어서 저희 부부에게 딱 맞아요. 그린델발트를 충분히 둘러본 후, 융프라우로 향했어요.
융프라우
그린델발트에서 융프라우로 향하면서 눈발이 매우 거세졌어요. 마치 다른 지역을 온 것만 같은 느낌이었죠. 저희는 진짜 간도 크게 추위에 크게 대비하지 않고 샤모니 몽블랑에서 샀던 파타고니아 경량패딩에만 의존한채 올라갔는데 약간 계속 떨고 있었던것 같아요. 안에는 최대한 껴입으려 노력했구요. 기차 내부는 그래도 매우 따뜻해서 다행이었어요. 트래킹도 가능한 것 같았는데 다음번에 꼭 트래킹으로 시도해봐야죠. 그리고 저는 고산 지대에 매우 약하더라구요. 계속계속 어지러웠는데 와이프는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융프라우는 내부 건물에 시설이 잘 되어있어 돌아다니며 놀기 좋았어요.
올라가면서 보이는 설산 풍경이 거칠어 보여요.
융프라우에 도착하니 스노우볼 예쁜게 있길래 한참 구경도 했어요. 안에 움직이는 거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훅 가더라구요.
웬지 표식 같은게 있어 요것도 하나 찍어주구요.
그래도 역시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알프스 산이죠. 설산에서 뛰어다니니까 신나더라구요. 눈빛에 살 안타게 조심해야죠.
그리고 내려올때는 시간이 촉박해서 빠르게 라우터브루넨 방향으로 내려왔어요. 아쉬우니까 기차에서 사진도 더 찍었구요. 폭포가 떨어지고 있네요.
Chalet Beizli (퐁듀 맛집)
그리고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스위스에서 얼어죽겠다 싶어 찾아간 퐁듀 맛집이에요. 퐁듀는 원래 스위스에서 얼어붙은 빵을 먹기 위해 치즈를 녹여 빵을 찍어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요. 여기는 갔는데 정말 스위스 아줌마 아저씨들이 저녁 모임 하고 있는 느낌이더라구요. 여러가지 치즈를 녹여 살짝 약한 꼬리꼬리한 맛이 나는데 비위 약한 제가 먹어도 퐁듀는 정말 맛있었어요! 와이프는 염소치즈 포함 못 먹는 치즈가 없어 이미 퐁듀에 현혹되어 있었구요. 요 치즈에 빵, 작은 감자, 채소류 등을 찍어 먹는데 진짜 엄청 맛있습니다. 스위스 중세시대 산악인이 되어보고 싶어요. 같이 시킨 스파게티도 약간 저는 터미널에서 파는 한국 칼국수 식감이었어요. 역시 맛있었죠. 스테이크는 항상 옳구요. 체력을 많이 쏟아 아포가토 같은 후식까지 먹었구요. 와이프가 밥 먹으면서 했던 감탄사가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것 같아요.
다시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아래 사진은 가게 풍경이에요.
CHEESE FONDUE 맛있어 보이죠? 퐁듀 아니고 ㅍ뽕듀네요
여기서 밥을 먹고 주변을 천천히 구경하고, 다시 렌트카를 타고 슈피츠 숙소로 돌아갔어요.
밤의 인터라켄에서 구경한 도시 풍경이에요. 옥토버페스트 비어는 뭐였을가요. 그냥 장식이었을까요.
이 날은 정말 자동차랑 저랑 와이프랑 방전되서 집에서 기절했었죠.
아 그리고 요건 스위스인인 와이프 친구분께서 스위스 국민음료라고 말해줬다해서 먹은거에요. Blossom Hill. Spritz 맛이 다양했던 걸로 기억해요!
베른
알프스를 갔다온 다음날 스위스의 마지막 일정은 베른을 잠시 들린 후 리옹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어요. 알프스를 떠나기보다 슈피츠를 떠나는게 더 슬펐던 것 같아요. 베른은 사람들과 도시는 활기찬데 날씨는 약간 서글픈 느낌이었어요. 제가 갔던 때가 유독 날씨가 흐렸던걸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곰 그려져 있는 베른의 국기가 너무 좋았어요. 멋있는 느낌이죠. 베른국기 기념품 못 사온게 아쉽네요.
City Hall Parking Amag Bern (주차장)
베른에 도착하자 마자 자동차를 주차해주었어요. 아 그리고 중요한게 스위스에서는 주차하고 나가는 곳에 정산하는 곳이 있는게 아니라 항상 정산기가 따로 위치해 있더라구요. 자동차 빼기 전에 주차요금 정산을 기계에서 먼저 진행해주세요. 아닌 곳도 있을 수 있으니 사전확인 철저히 합시다ㅎㅎ
Zytglogge
베른에서는 사실 딱히 기억에 남는건 크게 없어요. 저희는 주차하고 그 주변 중심가만 돌아다녔어요. 약간 구시가지 느낌인데 사람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유명한 지역은 하나씩 봐줘야죠. 여기는 아주 오래전 만들어진 시계탑으로 정각이 되면 시계의 장난감? 인형?들이 작동하는 걸 볼 수 있어요.
Nooch Asian Kitchen Aarbergergasse
베른에서 갑자기 아시아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 찾아간 곳이에요. 맛있었는데 약간 아쉬운 느낌이었어요. 진성 아시아 요리라기 보단 퓨전 느낌이었어요.
다시 리옹으로
베른에서는 정말 짧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리옹으로 렌트카를 반납하기 위해 돌아왔지요. 그리고 이번 스위스 여행을 하면서 결심한게 있는데 "정말 다시는 수동으로 유럽에서 자동차를 빌리지 않겠다" 였어요. 사실 운전하면서 수동이 미숙하다보니 시동도 많이 꺼지고 컨트롤이 잘 안되더라구요. 한 번은 스위스 산 길에서 차가 많이 막히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한 번 시동 꺼트리면서 차가 뒤로 밀리니까, 갑자기 뒤에 있던 볼보가 후진하더라구요. 약간 음.. 자존심 상하고 더 긴장되는 느낌이었죠. 거기에다가 방전까지 겪었죠. 그리고 리옹에 도착해서 일이 한 번 더 터지는데요, 리옹 기차역에 자동차를 반납해야 하는데 늦게 도착했더니 반납 장소가 잠겨 있더라구요. 아니 이건 뭐.. 무슨 상황이지 싶어서 리옹 도시도 혼잡하고 차도 많은데 뺑뺑 돌다가 겨우 확인된게 저녁 8시인가 9시 이후로는 반납 장소가 다른 곳이더라구요. 허허허 정말 리옹 도시에서 이건 무슨 상황이지 하면서 30분은 돌았던 것 같아요. 수동 시동 꺼트리면서요.
그리고 와이프랑 리옹의 기차역 주변 호텔에 짐을 풀고 야식을 먹으로 나왔지요.
사실 이 야식에는 눈물 젖은 사연이 많은데 , 와이프와 저만의 비밀이 담겨있죠. 그 후 저희는 항상 신뢰를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참고로 아래 사진의 식당 이름은 리옹의 Ninkasi Part-Dieu에요. 저 사진 거의 그대로 두고 나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스위스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왔어요. 사실 프랑스 동부랑 스위스 여행 일정을 다시 보니, 정말 말도 안되게 빡센 일정이었네요. 그 이후 모든 여행은 일정을 넉넉히 잡기로 와이프와 암묵적 합의했던것 같아요. 스위스를 막 나올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제가 본 자연광경 중에서는 감히 자연 경관 끝판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찍었던 스위스의 예쁜 꽃들 사진을 올려보아요. (마치 와이프처럼요)
아무리 거친 환경이라도 주변 어딘가에서는 꽃들이 자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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